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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가 퍼블리셔를 고소할 수 없는 이유 — 하운드13과 웹젠의 드래곤소드 분쟁

게임을 만들었는데 약속된 돈의 60%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소송도 할 수 없다. 개발사 하운드13이 퍼블리셔 웹젠과의 분쟁을 공개하며 밝힌 상황이다. 문제가 된 게임은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로, 2026년 1월 22일 출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퍼블리싱 계약이 파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비유하면, 식당을 열자마자 건물주와 임대료 분쟁이 터진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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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드래곤소드는 하운드13이 개발하고 웹젠이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은 게임이다.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은 단순한 퍼블리싱 관계가 아니었다. 웹젠은 하운드13의 25%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됐고, 판권료 없이 게임 출시 시점에 미니멈 게런티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note] 미니멈 게런티(Minimum Guarantee): 퍼블리셔가 개발사에게 게임의 실제 수익과 관계없이 보장하는 최소 금액이다. 영화에서 배급사가 제작사에 지급하는 '선급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개발사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지급 일정이다. 계약상 게런티는 단계별로 나눠 지급되는 구조였다.

 

지급 시점비율지급 여부
출시 1개월 전20%지급 완료
출시 당일20%지급 완료
출시 이후60%미지급

 

하운드13에 따르면 앞의 40%는 받았지만, 나머지 60%는 지급되지 않았다.

 


 

분쟁의 배경

 

이 분쟁의 뿌리는 출시 일정 변경에서 시작된다. 드래곤소드는 원래 2025년 11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웹젠의 아이온 출시 일정과 겹치면서 2026년 1월로 연기됐다. 하운드13은 이를 "양사 합의에 따른 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일정 변경이 이후 분쟁의 불씨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note] 퍼블리싱 계약(Publishing Agreement): 개발사가 게임을 만들고, 퍼블리셔가 마케팅·유통·운영을 담당하는 계약이다. 수익 배분 비율, 게런티, 서비스 기간, 해지 조건 등이 핵심 조항이며, 계약 구조에 따라 개발사의 운명이 갈리기도 한다.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웹젠은 하운드13에 추가 투자를 제안했는데, 그 조건이 웹젠이 과반수 지분을 확보해 하운드13을 자회사로 만드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투자 가격이 이전 투자의 수백분의 일 수준인 액면가였다. 비유하면, "돈을 빌려줄 테니 가게의 열쇠를 넘겨라, 그것도 헐값에"라고 요구한 셈이다. 하운드13 대표는 자신의 지분 포기까지 수용할 의사가 있었지만, 다른 주주들까지 설득할 수 없는 구조라 거절했다.

 


 

왜 소송을 할 수 없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하운드13이 소송을 피하겠다고 명시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웹젠이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주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 회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하운드13은 "자금 부족으로 소송은 어렵고 협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비유하면, 가족 간에 재산 분쟁이 나도 법정까지 가기를 꺼리는 것과 같다.

 

하운드13의 입장웹젠의 대응
게런티 60% 미지급서비스 중단·환불 계획 검토 중
글로벌 마케팅 정보 미제공추가 투자(자회사화) 제안
새 퍼블리셔 모색 중신규 결제 중단·전액 환불 결정

 

[!note] 지분 투자와 퍼블리싱의 결합: 퍼블리셔가 개발사의 지분을 취득한 뒤 퍼블리싱까지 맡는 구조는 한국 게임 업계에서 흔하다.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투자 수익과 퍼블리싱 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지만, 분쟁 발생 시 관계가 극도로 복잡해지는 양날의 검이다.

 


 

게임 업계에 던지는 질문

 

이 사건은 단순한 두 회사의 분쟁을 넘어, 한국 게임 업계의 퍼블리싱 계약 관행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개발사가 퍼블리셔의 지분 투자를 받으면 자금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분쟁 시 협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웹젠은 신규 결제 중단과 전액 환불을 결정했고, 하운드13은 이를 "드래곤소드의 서비스 포기"로 해석하며 새로운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계약 관행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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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하운드13과 웹젠의 분쟁은 한국 게임 업계에서 반복되는 개발사-퍼블리셔 갈등의 전형적인 사례다. 게임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누구와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느냐가 게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드래곤소드가 새 퍼블리셔를 찾아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출시 한 달 만에 사라지는 게임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

  • https://bbs.ruliweb.com/news/529/read/22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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