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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프로덕션이 '데스 스트랜딩 2: 온 더 비치'를 3월 19일 PC(스팀, 에픽게임즈)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PS5 버전이 나온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콘솔 독점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PS5 독점 해제,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

 

 

보통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타이틀은 1~2년 후에 PC로 이식된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2년,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도 1년 반을 기다렸다. 그런데 데스 스트랜딩 2는 4개월이다.

 

이건 마치 영화관 개봉작이 OTT로 나오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과 비슷하다. 극장 수익을 보호하던 '윈도우 기간'이 코로나 이후 무너진 것처럼, 콘솔 독점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NOTE 잠깐! 이 용어는?
윈도우 기간: 영화나 게임이 특정 플랫폼에서만 판매되는 배타적 기간. 예전엔 극장 개봉 후 6개월은 DVD도 안 나왔지만, 지금은 한 달이면 OTT에서 볼 수 있다.

 

소니는 왜 이렇게 빨리 PC 버전을 허락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다. PS5 콘솔 판매만으로는 개발비를 회수하기 어렵다. 특히 코지마처럼 제작비가 많이 드는 감독의 게임은 더더욱. PC 시장은 콘솔보다 훨씬 크고, 스팀 유저들의 지갑은 생각보다 두둑하다.

 


 

1편 PC 포팅이 보여준 가능성

 

데스 스트랜딩 1편의 PC 버전은 포팅의 교과서였다. 2020년 7월 출시 당시 DLSS 2.0을 지원하며 엔비디아 RTX 카드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지원도 완벽했고, 키보드/마우스 조작도 자연스러웠다.

 

NOTE 잠깐! 이 용어는?
DLSS: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의 AI 기반 화질 향상 기술. 낮은 해상도로 렌더링한 뒤 AI가 4K 수준으로 업스케일링해서 성능과 화질을 동시에 잡는다.

 

특히 Decima 엔진의 PC 최적화는 칭찬받을 만했다. 게릴라 게임즈가 만든 이 엔진은 원래 호라이즌 제로 던을 위해 개발됐는데, PS4 시절부터 뛰어난 최적화로 유명했다. 코지마가 호라이즌 개발팀과 친분을 쌓으며 이 엔진을 쓰게 된 건 결과적으로 PC 유저들에게 행운이었다.

 

Decima 엔진의 PC 친화성

Decima 엔진

특징 Decima 엔진 언리얼 엔진 5 RE 엔진
셰이더 컴파일 사전 처리 완료 첫 실행 시 버벅임 중간 수준
메모리 관리 효율적 스트리밍 VRAM 많이 먹음 최적화 우수
멀티스레드 8코어 이상 활용 16코어까지 확장 6코어 최적
로딩 속도 DirectStorage 지원 일부 지원 네이티브 지원

 

데스 스트랜딩 2도 같은 엔진을 쓴다. 1편에서 검증된 포팅 노하우가 있으니, 2편도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엔 PS5 전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SSD 스트리밍이나 Tempest 3D 오디오 같은 PS5 고유 기능을 PC에서 어떻게 구현할지가 관건이다.

 


 

코지마 게임의 PC 포팅 역사

코지마 히데오

 

코지마 히데오는 콘솔 게임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PC와의 인연도 길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PS 독점이었지만, MGS2 서브스턴스부터 PC 버전이 나왔다. 다만 당시엔 포팅 퀄리티가 형편없었다. 조작감도 어색하고, 최적화도 엉망이었다.

 

그런데 코지마 프로덕션 독립 후 상황이 달라졌다. 데스 스트랜딩 1편 PC 버전은 505 게임즈가 퍼블리싱했는데, 개발 단계부터 PC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이건 마치 영화 감독이 극장용과 OTT용을 동시에 고려하며 촬영하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두 플랫폼을 생각하면 나중에 포팅할 때 훨씬 수월하다.

 

NOTE 잠깐! 이 용어는?
포팅: 한 플랫폼용 게임을 다른 플랫폼에서 실행되도록 변환하는 작업. 단순 복사가 아니라 조작 체계, 성능 최적화, UI 등을 전부 재조정해야 한다.

 

데스 스트랜딩 2는 아예 소니 퍼블리싱이다. PS5 독점으로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PC 출시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소니가 최근 몇 년간 PC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니까. 언차티드, 라스트 오브 어스, 스파이더맨, 갓 오브 워 등 소니 퍼스트파티 타이틀이 줄줄이 PC로 나온 걸 보면 이건 전략적 선택이다.

 


 

PC 포팅 트렌드 — 독점의 종말인가, 새로운 수익 모델인가?

 

과거엔 콘솔 독점이 하드웨어 판매를 위한 미끼였다. PS5를 사야만 호라이즌이나 갓 오브 워를 할 수 있으니, 소니는 콘솔을 팔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콘솔 자체로는 수익이 거의 없고(심지어 초기엔 적자), 진짜 돈은 게임 판매와 PSN 구독료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굳이 PS5 독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PC로 확장해서 판매량을 늘리는 게 합리적이다. 특히 개발비가 천문학적으로 올라간 요즘, 한 플랫폼으로는 본전 찾기도 어렵다.

 

PS5 vs PC 경험 비교

 

 

요소 PS5 PC (고사양)
초기 비용 약 60만 원 200만 원 이상
4K 60fps 대부분 가능 여유롭게 가능
로딩 속도 SSD 기본 탑재 NVMe Gen4 필요
모딩 지원 불가능 활발한 커뮤니티
독점 게임 일부 있음 더 이상 없음
멀티태스킹 제한적 자유로움

 

이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PS5의 장점은 가성비편의성이다. 복잡한 설정 없이 꽂으면 바로 된다. PC는 자유도확장성이 강점이다. 모딩, 멀티모니터, 고주사율 등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하지만 독점 게임이라는 PS5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고 있다. 데스 스트랜딩 2가 4개월 만에 PC로 오는 걸 보면, 앞으로 독점 기간은 더 짧아질 것이다. 어쩌면 파이널 판타지 16이나 스텔라 블레이드처럼 동시 출시하는 게임도 늘어날지 모른다.

 

NOTE 잠깐! 이 용어는?
모딩: 게임의 그래픽, 시스템, 콘텐츠 등을 유저가 직접 수정하는 것. 스카이림이나 폴아웃은 모딩 커뮤니티 덕분에 출시 10년이 지나도 현역이다.

 


 

필자의 솔직한 생각 — 독점 해제는 양날의 검

 

 

개인적으로 독점 해제 트렌드는 환영한다. 더 많은 사람이 좋은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까. 특히 코지마처럼 예술성이 강한 게임은 플랫폼에 갇히지 않고 널리 퍼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우려도 있다. 콘솔 독점이 사라지면 하드웨어 제조사의 투자 동기가 약해진다. 소니가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나 노티독에 막대한 자금을 대는 이유는 PS5를 팔기 위해서다. 독점이 없어지면 그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럼 AAA급 싱글 플레이 게임 자체가 위험해진다.

 

또 하나, PC 포팅이 빨라지면 콘솔 유저들이 바보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4개월만 기다렸으면 PC에서 더 좋은 화질로 할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 이건 얼리어답터의 숙명이긴 하지만, 콘솔 생태계에는 악영향이다.

 

그래도 큰 그림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플랫폼 장벽이 낮아지면 게임 산업 전체 파이가 커진다. 코지마 같은 크리에이터는 더 많은 자금과 자유를 얻고, 우리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는다. 데스 스트랜딩 2 PC 버전이 그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

 


 

마무리

 

 

데스 스트랜딩 2의 PC 출시는 단순한 포팅 소식이 아니다. 콘솔 독점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는 신호다. 3월 19일, 스팀과 에픽게임즈에서 코지마의 새로운 배달 여정을 PC로 경험할 수 있다.

 

RTX 4090에서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로 즐기는 데스 스트랜딩 2를 상상해보라. PS5도 훌륭하지만, PC는 또 다른 차원이다. 물론 그만큼 지갑도 열어야 하지만.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편의성을 택할 건가, 아니면 극한의 성능을 택할 건가?

 

좋은 소식은 이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둘 다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점의 시대는 끝났고, 선택의 시대가 왔다.

 

 

 

참고

https://game.donga.com/121544/
- https://www.animenewsnetwork.com/news/2026-02-13/death-stranding-2-on-the-beach-game-launches-on-pc-on-march-19/.23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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