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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버스의 원신이 5번째 달 버전 '돌아온 바람 잡는 이방인'을 2월 25일 공개한다. 눈여겨볼 점은 신규 지역 확장이 아니라 몬드 회귀라는 것이다. 출시 4년을 넘긴 게임이 초기 지역으로 돌아간다는 건 단순한 노스탤지어 마케팅이 아니다. 이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장수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이다.

 

가챠 게임 시장은 전쟁터다. 명조(鳴潮), 워더링 웨이브즈, 붕괴: 스타레일, 니케까지 강력한 경쟁작들이 유저 시간을 놓고 싸운다. 이 각축전에서 원신이 여전히 글로벌 매출 상위권을 지키는 비결은 뭘까? 답은 콘텐츠 부채 관리이중 트랙 전략에 있다.

 


 

몬드로 돌아가는 이유 — 회귀 콘텐츠의 심리학

 

 

드라마 시즌 5에서 시즌 1의 인기 캐릭터를 다시 등장시키면 시청률이 오른다. 원신의 몬드 회귀도 같은 원리다. 초보 때 지나쳤던 장소를 4년 뒤 다시 방문하면 익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독특한 감정이 생긴다.

 

NOTE 💡 잠깐! 이 용어는?
회귀 콘텐츠(Returning Content):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 과거 지역이나 스토리를 다시 다루는 업데이트. 신규 유저에게는 처음이고, 기존 유저에게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몬드는 원신의 출발점이다. 여행자가 트바트 대륙에 발을 디딘 첫 번째 도시국가. 디루크의 술집, 벤티의 바람, 진의 기사단. 이 모든 게 유저의 감정적 앵커(anchor)로 작동한다. 스네즈나야 같은 신규 지역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몬드 회귀는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개발 리소스를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더 중요한 건 스토리 보강이다. 초기 몬드 스토리는 솔직히 밀도가 낮았다. 이나즈마, 수메르, 폰타인을 거치며 스토리텔링 역량이 확연히 올라간 호요버스 입장에서, 몬드는 '미완의 캔버스'다. 이번 업데이트로 벤티, 다인슬레이프 같은 핵심 캐릭터의 서사를 깊이 있게 다룬다면, 유저들은 '아, 이래서 4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네'라고 느낄 것이다.

 

신규 유저 vs 기존 유저 — 균형의 예술

 

수많은 캐릭터수

 

4년차 게임의 가장 큰 딜레마는 진입장벽이다. 신규 유저가 지금 원신을 시작하면 소화해야 할 콘텐츠가 산더미다. 몬드, 리월, 이나즈마, 수메르, 폰타인까지 5개 지역에 수백 시간 분량의 스토리와 퀘스트가 쌓여 있다. 이건 마치 넷플릭스 시리즈 시즌 10부터 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몬드 회귀는 이 문제를 완화한다. 신규 유저는 몬드 스토리를 '처음'으로 경험하고, 기존 유저는 '다시' 경험한다. 양쪽 모두 만족시키는 콘텐츠 재활용의 정석이다. 개발 비용은 신규 지역보다 낮지만, 효과는 비슷하거나 더 높을 수 있다.

 

NOTE 💡 잠깐! 이 용어는?
콘텐츠 부채(Content Debt):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 시간이 지나며 누적된 콘텐츠가 신규 유저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현상. MMO나 가챠 게임에서 특히 심각하다.

 

반면 기존 유저는 리텐션(retention) 문제가 크다. 일일 퀘스트와 레진 소모만 반복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진다. 새 지역이 나올 때만 잠깐 돌아왔다가 다시 휴면 상태로 들어가는 유저가 많다. 몬드 회귀는 이들에게 '아, 내가 왜 이 게임을 시작했었지?'라는 감정을 상기시킨다. 감정적 재연결이 핵심이다.

 


 

가챠 게임 전쟁 — 원신의 위치는?

 

 

2025년 가챠 게임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원신이 개척한 오픈월드 가챠 장르에 수많은 경쟁자가 뛰어들었다.

 

게임 출시일 개발사 장르 특징 주요 강점 약점
원신 2020.09 호요버스 오픈월드 액션 RPG 압도적 완성도, 크로스플랫폼, 글로벌 IP 매너리즘, 느린 업데이트
명조(鳴潮) 2024.05 쿠로게임즈 오픈월드 액션 RPG 빠른 전투, 파쿠르, 높은 가챠 확률 최적화 문제, 스토리 약함
붕괴: 스타레일 2023.04 호요버스 턴제 RPG 호요버스 브랜드, 빠른 콘텐츠 전투 단조로움
니케 2022.11 시프트업 슈팅 RPG 캐릭터 디자인, 빠른 플레이 반복적 구조
워더링 웨이브즈 2024.05 쿠로게임즈 오픈월드 액션 전투 깊이, SF 세계관 초기 버그, 콘텐츠 부족

 

원신의 강점은 선발주자 이점축적된 콘텐츠 볼륨이다. 5개 지역에 걸친 방대한 스토리는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해자(moat)다. 하지만 이게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신규 유저 입장에서 원신은 '너무 많은 게임'이다.

 

경쟁작들은 이 틈을 파고든다. 명조는 원신보다 빠른 전투와 높은 가챠 확률로 어필한다. 워더링 웨이브즈는 더 깊은 전투 메커니즘을 내세운다. 니케는 짧은 플레이타임과 자극적 캐릭터 디자인으로 차별화한다. 원신은 더 이상 독점 시장이 아니다.

 

호요버스의 이중 트랙 전략

호요버스

 

그렇다면 원신은 어떻게 대응하는가? 답은 이중 트랙(Dual Track) 전략이다.

 

트랙 1: 신규 지역 확장. 스네즈나야, 카엔리아 같은 미공개 지역으로 스토리를 확장한다. 이건 '앞으로 나아가는' 전략이다. 기존 유저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메인 스토리를 완결로 이끈다.

 

트랙 2: 기존 지역 보강. 몬드, 리월 같은 초기 지역의 스토리와 시스템을 강화한다. 이건 '뒤를 돌아보는' 전략이다. 신규 유저의 진입 경험을 개선하고, 기존 유저에게 노스탤지어를 제공한다.

 

이 전략은 포트나이트의 챕터 시스템과 비슷하다. 포트나이트는 새 챕터를 시작하면서도 과거 인기 있던 맵이나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되살린다. 로스트아크도 신규 대륙 업데이트와 함께 초기 지역 리워크를 병행한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공통된 생존 전략이다.

 

NOTE 💡 잠깐! 이 용어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Live Service Game): 출시 후에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며 운영되는 게임. 월 정액제나 가챠 같은 지속 과금 모델을 사용한다.

 


 

4년차 게임의 위기 — 콘텐츠 속도 vs 품질

 

 

원신의 가장 큰 약점은 느린 업데이트 주기다. 6주마다 새 버전이 나오지만, 메인 스토리 진행은 더디다. 폰타인 스토리는 2023년 8월에 시작해 2024년 중반에야 마무리됐다. 거의 1년이 걸린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유저들은 뭘 했을까? 일일 퀘스트와 이벤트 반복이다.

 

명조는 더 빠르다. 출시 6개월 만에 메인 스토리 2장을 완료하고 신규 지역까지 추가했다. 붕괴: 스타레일도 마찬가지다. 호요버스는 분명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역량이 있다. 그런데 왜 원신은 느릴까?

 

내 생각엔 품질 유지 때문이다. 원신의 퀘스트는 풀보이스에 시네마틱 컷신까지 들어간다. 이건 엄청난 제작 비용과 시간이 든다. 명조나 워더링 웨이브즈는 일부 퀘스트에만 보이스를 넣거나, 간단한 컷신으로 때운다. 속도를 택하면 품질을 포기해야 하고, 품질을 택하면 속도를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유저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2025년 게이머들의 어텐션 스팬(attention span)은 금붕어 수준이다. 6주마다 2시간짜리 스토리를 주는 것보다, 매주 30분짜리 콘텐츠를 주는 게 리텐션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원신은 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다른 라이브 서비스 게임과의 비교

 

 

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같은 고민을 한다.

 

포트나이트는 콘텐츠 속도로 문제를 해결했다. 매 시즌마다 맵이 바뀌고, 매주 새 아이템이 나온다. 하지만 포트나이트는 PvP 게임이라 콘텐츠가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다. 스토리 기반 게임인 원신과는 다르다.

 

로스트아크는 수직 콘텐츠(레이드)로 해결했다. 같은 레이드를 반복해도 난이도와 보상으로 재미를 유지한다. 하지만 원신은 수평 콘텐츠(탐험, 스토리) 중심이라 반복성이 떨어진다.

 

FF14는 메인 스토리와 서브 콘텐츠를 분리했다. 메인 스토리는 느리게 가지만, 하우징, 골드 소서, 극만신 같은 서브 콘텐츠로 시간을 채운다. 원신도 최근 카드 게임(TCG)이나 이벤트 미니게임을 늘리는 추세인데, 아직 FF14 수준은 아니다.

 

NOTE 💡 잠깐! 이 용어는?
리텐션(Retention): 게임 유저가 이탈하지 않고 계속 플레이하는 비율. 리텐션율이 낮으면 아무리 신규 유저를 끌어들여도 수익이 안 난다.

 


 

원신의 미래 — 5년차를 넘어설 수 있을까

2020년 모바일게임 글로벌매출 순위

 

원신은 2025년에도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영원한 1위는 없다. WoW도 한때는 절대강자였지만 지금은 FF14에게 밀린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발로란트와 TFT에게 유저를 빼앗긴다.

 

원신이 5년, 10년을 가려면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콘텐츠 속도. 스네즈나야와 카엔리아까지 지금 페이스로 가면 2027~2028년은 되어야 스토리가 완결된다. 그때까지 유저들이 기다려줄까? 명조나 차세대 경쟁작에게 넘어가지 않을까? 호요버스는 개발 리소스를 늘리거나, 스토리 분량을 줄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신선함. 4년간 같은 일일 퀘스트, 같은 레진 시스템, 같은 가챠 확률. 시스템적 혁신이 거의 없었다. 몬드 회귀 같은 감정적 어필도 중요하지만, 게임플레이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협동 레이드, 리그 시스템, 하우징 확장 같은 새로운 엔드게임 콘텐츠 말이다.

 

내 생각엔 원신은 '완결'을 목표로 가야 한다고 본다. 영원히 끌고 갈 게임이 아니라, 5~7년 안에 메인 스토리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명작'으로 기억되는 게 낫다. 그리고 원신 2나 새 IP로 넘어가는 거다. 호요버스는 이미 붕괴: 스타레일, 젠리스 존 제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원신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마무리

 

 

몬드로 돌아가는 원신의 선택은 영리하다. 신규 지역 확장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모두를 챙기는 지속 가능한 전략이다. 4년차 게임이 살아남으려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큼 뒤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게 만능 해법은 아니다. 노스탤지어는 한두 번은 먹히지만, 계속 우려먹으면 유저들이 싫증난다. 원신은 몬드 회귀를 발판 삼아 다음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 스네즈나야의 진격, 다인슬레이프의 비밀, 카엔리아의 진실. 유저들이 4년간 기다린 이야기를 이제 풀어놓을 때다.

 

가챠 게임 시장은 냉혹하다. 조금만 삐끗하면 유저들은 다른 게임으로 떠난다. 원신이 5년차, 10년차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 1~2년이 결정할 것이다. 몬드 회귀는 시작일 뿐이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참고

- https://bbs.ruliweb.com/news/read/22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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