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와 액션, 둘 다 하겠다는 선언
바이오하자드(Resident Evil) 시리즈는 30년간 하나의 질문을 안고 왔다. "호러냐 액션이냐." 1편부터 3편까지는 자원을 아끼며 좀비를 피하는 클래식 호러였고, 4편 이후는 총을 쏘며 돌파하는 액션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팬덤은 그때부터 갈렸고, "진정한 바이오하자드는 무엇인가"라는 논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30주년 기념작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이 질문에 대한 캡콤의 대답이다. 비유하면 "짜장이냐 짬뽕이냐"에 대해 짬짜면을 내놓은 거다. 그리고 그 짬짜면이 10점 만점에 9점을 받았다.
**바이오하자드 (Resident Evil)**: 캡콤이 1996년부터 제작해온 서바이벌 호러 시리즈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억 장을 넘긴 캡콤의 간판 IP이며,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도 확장됐다. 2026년 기준으로 시리즈 출시 30주년이다.

두 캐릭터, 두 시점, 완전히 다른 게임
레퀴엠의 가장 큰 특징은 두 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각각 다른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신규 캐릭터 그레이스는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하며 클래식 서바이벌 호러를 담당한다. 자원 관리가 핵심이고, 탄약이 부족한 상태에서 좀비를 피해 다니는 긴장감이 시리즈 초기작을 떠올리게 한다. 어두운 복도를 손전등 하나 들고 걸어가다 문 뒤에서 갑자기 뭔가 튀어나오는 그 느낌이다. 반면 시리즈의 베테랑 레온은 3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하며 4편 이후의 액션 스타일을 이어간다. 레온 파트에서는 탄약 걱정 없이 적을 돌파하는 시원함이 있고, 근접 체인 킥 같은 스타일리시 액션이 전투의 리듬을 만든다.
비유하면 같은 레스토랑에서 한쪽 테이블에는 한정식이, 다른 쪽에는 뷔페가 차려져 있는 느낌이다. 둘 다 맛있는데, 완전히 다른 식사 경험인 거다. 그레이스에게는 전용 혈액 분석 시스템이 있어서 적의 혈액을 채취해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고, 체력 게이지도 시리즈 초기의 FINE/Caution 방식을 채택했다.
**서바이벌 호러**: 제한된 자원 속에서 생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장르다. 탄약과 회복 아이템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전투에서 "싸울 것인가, 피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바이오하자드가 이 장르를 대중화시킨 원조 격이다.

장점과 단점 — 9점이지 10점은 아닌 이유
리뷰어들이 공통으로 꼽는 장점은 레벨 디자인의 직관성이다. 미로처럼 복잡한 맵이지만, 플레이어가 길을 잃지 않도록 환경 자체가 안내 역할을 한다. 두 캐릭터의 게임플레이가 명확하게 구분되면서도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교차하는 구성도 호평 포인트다.
하지만 만점을 받지 못한 이유도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 전개가 급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메인 빌런의 존재감이 시리즈 전작들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다. 적의 종류도 시리즈 30년치의 기대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다. 비유하면 코스 요리의 메인 디시는 훌륭한데, 디저트에서 살짝 김이 빠진 느낌이랄까.
**메타크리틱 (Metacritic)**: 게임·영화·음악의 리뷰 점수를 종합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는 평론 집계 사이트다. 90점 이상이면 "보편적 찬사(Universal Acclaim)"로 분류되며,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9/10은 이 기준선에 근접하는 점수다.
30년 팬 서비스의 결정판
레퀴엠은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30년간 쌓인 시리즈의 유산을 한 게임 안에 담으려는 시도다. 시리즈를 돌아보면 궤적이 뚜렷하다. 1996년 초대작이 서바이벌 호러의 문을 열었고, 2005년 바이오하자드 4가 3인칭 액션으로 대전환을 이뤘다. 2017년 바이오하자드 7은 1인칭 공포로 다시 돌아갔고, 2023년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가 액션의 정점을 찍었다. 레퀴엠은 이 모든 유산을 한 게임에 넣은 셈이다. 그레이스 파트는 7편의 분위기를, 레온 파트는 4 리메이크의 손맛을 계승하되, 각각이 독립적으로 완성도를 가진다는 게 이 게임의 가장 큰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 엔진 (RE Engine)**: 캡콤이 자체 개발한 게임 엔진으로, 바이오하자드 7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 데빌 메이 크라이 5, 스트리트 파이터 6 등 캡콤의 주요 타이틀 대부분이 이 엔진으로 제작된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60fps 안정성이 강점이다.
플랫폼은 PC, PlayStation, Xbox,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됐으며, 2월 27일에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스위치 버전은 클라우드가 아닌 네이티브 구동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유하면 같은 영화를 IMAX관과 동네 극장에서 모두 볼 수 있게 만든 거다 — 스크린 크기는 다르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동일하다는 선언인 셈이다.
마무리
30년 된 시리즈가 "호러냐 액션이냐"라는 오래된 질문에 "둘 다"라고 답했다. 9점이라는 점수는 그 답이 꽤 설득력 있었다는 뜻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30주년 기념작으로서 팬들이 원했던 것의 대부분을 담아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후반부 스토리와 빌런의 아쉬움은 DLC나 후속작에서 보완될 여지가 있고, 지금 이 게임이 보여준 "두 시점 공존"이라는 실험은 시리즈의 다음 30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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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313999 - https://game.donga.com/12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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