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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되는데 한국은 안 된다? 나라별 금지 게임 이야기

 

어떤 나라에서는 국민 게임, 다른 나라에서는 불법

 

 

GTA 온라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되는 게임 중 하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도박 요소 때문에 이용이 제한된 적이 있다. 반대로 이슬람 율법이 엄격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문제없이 서비스되고 있다. 같은 게임인데 나라마다 판단이 다른 거다. 비유하면 같은 영화가 A 극장에서는 상영 금지, B 극장에서는 전체관람가로 걸리는 상황이다. 기준이 다르니 결과도 다른 건 당연하지만, 그 기준의 차이를 보면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게임 등급 심의**: 게임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연령 제한과 콘텐츠 적합성을 판단하는 제도다. 한국은 게임물관리위원회, 미국은 ESRB, 유럽은 PEGI, 호주는 ACB가 담당한다. 등급을 아예 받지 못하면 해당 국가에서 유통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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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 금지 이유가 이렇게 다르다

 

 

 

1. 한국 — "사행성"과 "폭력성"이 양대 기준

 

 

한국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근거는 게임산업법 32조 2항 3호로,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모방심리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게임의 유통을 금지한다. 뉴 단간론파 V3는 잔인함을 이유로 등급분류가 거부됐고, P2E(Play to Earn) 기반 블록체인 게임은 사행성 이슈로 사실상 전면 금지 상태다.

 

흥미로운 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되는 게임이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P2E (Play to Earn)**: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암호화폐나 NFT를 획득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모델이다. 한국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이를 사행성으로 판단하여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2. 독일 — "나치는 무조건 금지"

 

 

독일은 과거 전범 국가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나치 또는 히틀러가 등장하는 게임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USK(독일 자체 심의 기구)가 이를 담당하며, 울펜슈타인 3D, 코만도스: 비하인드 에너미 라인즈 등이 나치 등장을 이유로 금지됐다. 솔져 오브 포튠: 페이백은 신체 절단 묘사로, 매드월드는 유통사가 심의를 아예 포기해서 금지된 사례다.

 

**USK (Unterhaltungssoftware Selbstkontrolle)**: 독일의 게임 등급 심의 기관이다. 유럽 공용 등급 시스템인 PEGI와 별도로 독일만의 심의를 진행하며, 나치 관련 표현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3. 호주 — 등급이 안 나오면 끝

 

 

호주는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반드시 ACB(Australian Classification Board)의 등급을 받아야 한다. 등급 거부(Refused Classification, RC)를 받으면 유통 자체가 불법이다. 과도한 폭력성, 성적 표현, 약물 사용이 주요 기준이며, 핫라인 마이애미 2아웃라스트 2가 대표적인 RC 판정 사례다.

 

 

4. 사우디아라비아 — 에너지 드링크가 문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교리 기반의 심의를 적용한다. 종교적으로 부적절한 콘텐츠, 과도한 성적 표현, 도박 요소가 기준인데, 의외의 사례가 있다. EA Sports MMA는 격투기 게임인데, 게임 자체가 아니라 작중 에너지 드링크 마케팅이 사우디의 에너지 드링크 광고 금지법에 걸려서 금지됐다. 게임 내용이 아니라 광고법 때문에 금지된 희귀한 케이스다.

 

 

5. 중국 — 정치가 기준이다

 

 

중국은 국가 안보와 정치적 기준이 심의의 핵심이다. 대만이나 티베트가 독립 국가로 등장하는 게임은 금지되고, 2009년에는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게임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게임 속 가상 세계의 지도에 대만이 별도 국가로 표시되어 있다는 이유로 발매가 차단된 사례도 있다.

 

 

국가 주요 금지 기준 대표적 금지 게임
한국 사행성, 과도한 폭력 뉴 단간론파 V3, P2E 게임
독일 나치 묘사, 신체 절단 울펜슈타인 3D, 코만도스
호주 약물, 성적 표현, 폭력 핫라인 마이애미 2, 아웃라스트 2
사우디 종교, 광고법 EA Sports MMA
중국 정치적 민감성, 국가 안보 대만·티베트 관련 콘텐츠

 

 

비유하면 각 나라가 서로 다른 색안경을 끼고 같은 그림을 보는 거다. 한국은 돈 냄새가 나면 걸러내고, 독일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민감하고, 호주는 잔인함에 엄격하고, 사우디는 종교적 기준이 절대적이고, 중국은 정치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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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왜 금지가 거의 없나

 

 

미국은 수정헌법 1조가 표현의 자유를 강력하게 보장한다. 게임도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부가 게임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헌법적으로 어렵다. ESRB라는 자율 심의 기구가 등급을 매기지만, 등급과 관계없이 유통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폭력적이든, 선정적이든 "어른이 선택해서 하는 건 자유"라는 원칙이 작동하는 거다.

 

 

국가 심의 방식 정부 강제력 금지 사례 빈도
미국 자율 심의 (ESRB) 약함 거의 없음
한국 정부 심의 (게관위) 강함 간헐적
독일 정부 심의 (USK) 강함 빈번
호주 정부 심의 (ACB) 강함 빈번
중국 정부 심의 (국가신문출판서) 매우 강함 매우 빈번

 

 

미국 방식이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지만, 게임을 문화적 표현으로 인정하느냐 규제 대상으로 보느냐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ESRB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미국과 캐나다의 게임 등급 심의 기관이다. E(전체이용가)부터 AO(성인 전용)까지 등급을 매기지만, AO 등급이라도 유통 금지는 아니다. 다만 대형 유통사가 AO 게임을 취급하지 않으므로, 사실상의 시장 제한 효과가 있다.

 

 

 

마무리

 

 

같은 게임이 한 나라에서는 국민 게임이 되고, 다른 나라에서는 불법이 된다. 금지의 기준은 그 나라의 역사, 종교, 정치, 법률이 만들어낸 거울 같은 것이다. 게이머 입장에서 아쉬운 건, 그 기준이 때로는 게임의 내용과 별 상관없는 이유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에너지 드링크 광고 때문에 격투기 게임이 금지되는 세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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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game.donga.com/121737/ - https://ko.wikipedia.org/wiki/나라별_금지된_비디오_게임_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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