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명 규모 게임사가 빚을 못 갚았다
프랑스 3위 게임사 나콘(Nacon)이 법인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2026년 2월 25일 법원에 신청이 접수됐고, 원인은 모회사 빅벤 인터랙티브(BigBen Interactive)가 약 4,300만 유로(약 600억 원)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이다. 빅벤 인터랙티브는 이미 2월 19일부터 임의 조정 절차에 들어간 상태였고, 자회사인 나콘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진 거다.
비유하면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가 은행 빚을 못 갚으면서, 산하 브랜드들까지 줄줄이 셔터를 내리는 상황과 같다. 나콘이 직접 경영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모회사의 재정 위기가 아래로 전이된 케이스다.
**법인회생 (Judicial Restructuring)**: 기업이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됐을 때, 법원의 보호 아래 채무를 재조정하면서 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절차다. 파산(청산)과 달리 회사를 살려두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법정관리, 미국의 Chapter 11에 해당한다.
나콘이 어떤 회사인가
나콘은 게임 퍼블리싱과 주변기기 제조를 겸업하는 프랑스 게임 기업이다. 직원 1,000명 이상, 25개 산하 자회사를 보유한 중견 퍼블리셔로, AA급 게임을 중심으로 꾸준히 라인업을 유지해왔다.
| 항목 | 내용 |
|---|---|
| 본사 | 프랑스 레리 쉬르 마른 |
| 직원 수 | 1,000명 이상 |
| 자회사 | 25개 |
| 주요 사업 | 게임 퍼블리싱 + 게이밍 주변기기 |
| 대표 타이틀 | 그리드폴, WRC, Test Drive Unlimited, RoboCop |
**AA급 게임**: AAA와 인디 사이에 위치하는 중규모 예산의 게임을 가리킨다. 대작만큼의 예산은 없지만 인디보다는 규모가 크며, 니치 장르에서 팬층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나콘의 라인업 대부분이 이 범주에 속한다.
나콘은 그리드폴, Test Drive Unlimited, WRC 시리즈, 그리고 RoboCop: Rogue City 등 장르별 니치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타이틀들을 보유하고 있다. RoboCop: Rogue City는 2023년 출시 당시 원작 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고, WRC 시리즈는 랠리 레이싱 팬들에게 매년 기대를 모으는 시뮬레이션이다. 화려한 대작은 아니지만, 특정 팬층에게는 꾸준히 사랑받아온 게임들이다. 비유하면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니지만, 매번 수익을 내는 중저예산 영화 제작사 같은 포지션이다.
나콘 커넥트 2026도 연기됐다
나콘은 매년 자체 게임 쇼케이스인 '나콘 커넥트(Nacon Connect)'를 열어 신작을 발표해왔다. 원래 3월 4일로 예정되어 있던 '나콘 커넥트 2026'이 법인회생 소식과 함께 5월로 연기됐다. 발표 예정이었던 신작들의 운명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공개가 예정됐던 타이틀들: - 그리드폴: 더 다잉 월드 — 그리드폴 시리즈 후속작. 전작의 턴제 RPG 팬층이 기다리던 타이틀이다. - 드래곤킨: 더 배니쉬드 — 신규 IP 액션 RPG - 크툴루: 더 코즈믹 어비스 — 러브크래프트 기반 호러. 크툴루 세계관 게임 중에서도 본격적인 대작급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나콘 커넥트 (Nacon Connect)**: 나콘이 매년 개최하는 온라인 게임 쇼케이스다. 닌텐도 다이렉트나 플레이스테이션 쇼케이스의 소규모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AA급 타이틀의 신작 정보가 집중적으로 공개되는 자리다.
나콘 측은 법인회생 중에도 신작 개발과 서비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조달이 제한된 상황에서 25개 자회사의 프로젝트가 모두 정상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임 퍼블리셔 위기의 연쇄
나콘의 법인회생은 독립적 사건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중견 게임 퍼블리셔들의 위기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 회사 | 사건 | 시기 |
|---|---|---|
| THQ | 파산 | 2012 |
| 텔테일 게임즈 | 폐업·부활 | 2018·2019 |
| 엠브레이서 그룹 | 대규모 구조조정 | 2023~2024 |
| 나콘 | 법인회생 | 2026 |
비유하면 게임 업계의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거다. 대형 퍼블리셔(EA, 유비소프트, 액티비전)는 체력이 있어서 버티고, 인디 개발사는 비용이 적어서 유연하지만, 중간 규모의 퍼블리셔는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지 못한 채 시장 압박에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 개발비는 해마다 올라가는데, AA급 게임의 판매 천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 한 번의 실패가 회사 전체를 흔들 수 있는 구조다.
마무리
4,300만 유로, 한화 600억 원이 프랑스 3위 게임사를 법정에 세웠다. 나콘이 회생에 성공하면 AA급 게임 시장의 다양성이 유지되고, 실패하면 또 하나의 중견 퍼블리셔가 사라지게 된다. 법인회생이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는, 5월로 미뤄진 나콘 커넥트가 열리는 그날까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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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31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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