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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자회사 잼팟, '대기발령'이 해고인지 아닌지를 두고 노조가 들고 일어났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도 끝나야 하는 걸까. 넷마블 자회사 잼팟이 2월 24일 직원 13명에게 대기발령을 통보하면서, "이게 해고인가 아닌가"를 둘러싼 논쟁이 업계 안팎으로 번지고 있다.

 

 

잼팟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

 

 

잼팟은 넷마블 산하의 게임 개발 자회사다. 2월 24일, 담당 프로젝트가 끝났다는 이유로 직원 13명에게 대기발령이 떨어졌다. 회사가 제시한 선택지는 두 가지였는데 — 현장 대기 또는 원격 대기(급여 80% 지급)로 남거나, 아니면 조기 퇴사를 택하면 3개월치 퇴직 위로금에 1개월 내 퇴사 시 나머지 2개월분 인센티브까지 얹어준다는 거다. 단, 이 선택을 3일 이내에 서명으로 확정하라고 했다.

 

노조가 공개 요구에 나선 건 2월 27일, 통보 사흘 만이다. 노조는 "구체적인 재배치 계획도 없이 3일 안에 서명하라는 건 사실상 퇴사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 회사가 이전에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조직 개편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거다. 노조가 대기발령 철회와 성실 교섭을 요구하는 배경에 이 사전 약속이 깔려 있는 건데.

 

대기발령: 직원을 정식으로 해고하지 않고 업무에서 배제한 채 대기 상태로 두는 인사 조치다. 법적으로 해고가 아니라서 해고 예고나 사유 명시 같은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그 때문에 인력을 정리할 때 우회로로 쓰인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온다.

 

 

 

 

 

회사 vs 노조, 같은 사건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다

 

 

두 입장이 같은 사건을 얼마나 다르게 읽는지 나란히 놓으면 논쟁의 핵심이 보인다.

 

 

구분 회사 입장 노조 입장
조치 성격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정당한 인사 조치 사실상의 권고사직 압박 (위장 해고)
고용 유지 대기발령 상태에서 급여(80%) 지급 중 재배치 계획 없는 명목상 유지
퇴직 패키지 3개월 위로금 + 조기 퇴사 인센티브 제공 퇴사를 유도하기 위한 회유 수단
서명 기한 3일 내 결정 요구 충분한 숙고 없이 서명 강요
이전 약속 언급 없음 "고용 유지 약속" 위반 주장

 

 

어느 쪽이 맞는지는 지금으로선 확인이 안 된다. 회사 측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고, 이전 약속의 구체적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거든.

 

권고사직: 회사가 직원에게 자발적으로 퇴사할 것을 권유하는 방식이다. 법적으로는 합의 퇴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부당해고 분쟁을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사실상의 해고를 권고사직으로 위장한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그럼 대기발령이 왜 논쟁거리가 되는 거냐면

 

 

대기발령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런데 노조가 "위장 권고사직"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는데, 핵심은 실질적 내용에 있다.

 

 

1. 재배치 계획 없는 대기발령은 빈 대기실이다

 

 

대기발령이 진짜 고용 유지 수단이 되려면, 직원이 실제로 이동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이사를 전제로 한 임시 거주처럼, 갈 집이 있어야 임시 거처가 의미를 갖는 거거든. 노조 측은 잼팟이 "어디로 재배치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대기발령은 자진 퇴사를 기다리는 대기실이 되는 셈이다.

 

 

2. 3일 서명 기한 — 생각할 시간 자체를 빼앗는다

 

 

3일이라는 시간은 법적 검토나 노무사 상담을 받기엔 너무 촉박하다. 이 구조 자체가 직원이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기 전에 서명하도록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퇴사 패키지를 먼저 내밀고 짧은 기한 안에 서명을 받는 방식은, 노동 현장에서 "조용한 압박"으로 불리는 전형적인 패턴 중 하나인 건데.

 

 

3. "고용 유지하겠다"는 약속과 정면충돌한다

 

 

회사가 프로젝트 종료 시에도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면, 재배치 계획 없는 대기발령은 그 약속의 파기로 읽힌다. 약속이 서면이냐 구두냐에 따라 법적 효력은 달라지지만, 그 약속을 믿고 계속 다닌 직원 입장에선 신뢰를 깬 거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진 않다.

 

부당해고: 정당한 이유 없이, 또는 법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이루어진 해고다. 한국 근로기준법은 해고 30일 전 예고, 서면 통보, 정당한 이유 명시를 요건으로 하는데, 이걸 어기면 부당해고로 구제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 게임업계 구조조정, 잼팟만의 일이 아니다

 

 

이게 단독 사건이 아니라는 게 더 씁쓸한 부분이다. 최근 몇 년간 프로젝트 종료 후 인력 구조조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거든.

 

 

시기 회사 규모 방식
2023 카카오게임즈 수십 명 권고사직
2024 넥슨코리아 일부 스튜디오 프로젝트 해체 후 재배치
2024 넷마블 계열사 복수 희망퇴직
2026 잼팟 13명 대기발령 후 퇴직 패키지 제시

 

 

업계 전반으로 보면, 이 사태는 게임 개발 특유의 프로젝트 단위 구조와 정규직 고용 모델 사이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비유하자면, 영화 촬영 현장처럼 프로젝트마다 팀이 꾸려졌다 해산되는 식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계약을 맺었어야 하는데 — 게임업계는 정규직을 채용하면서도 프로젝트 단위로 돌리는 이중 구조가 굳어져 있다. 이 간극이 매번 구조조정 논란의 불씨가 되는 거다.

 

희망퇴직: 회사가 인력 감축을 위해 직원들에게 자발적 퇴직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퇴직 위로금, 전직 지원 서비스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는데, 법적으로는 본인이 지원한 것으로 처리돼 해고와 구별된다.

 

 

 

 

 

앞으로 어디서 갈릴까

 

 

이 사안은 몇 가지 지점에서 방향이 갈린다.

 

교섭 성사 여부: 노조가 요구한 성실 교섭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가 첫 번째 분기점이다. 회사가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노조는 노동위원회 제소나 공개 행동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전 약속의 법적 효력: "프로젝트 종료 시 고용 유지" 약속이 서면으로 있는지, 단체협약에 포함됐는지에 따라 회사의 법적 책임이 달라진다.

대기발령 기간과 실질 재배치: 회사가 기간 내에 실제 재배치 자리를 만들어 제안하면 논쟁의 성격이 달라진다. 반면 기간만 흐르다가 계약이 자연스럽게 종료되는 방향이라면 노조의 주장이 힘을 얻는다.

업계 선례: 이 사안의 결말이 어떤 방향으로 나오느냐가, 이후 유사한 상황에서 다른 게임사들의 참고 기준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잼팟 사태는 "대기발령이라는 형식이 실질적 해고를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업계 앞에 다시 던졌다. 마치 출구가 표시된 비상구 문이 사실은 벽으로 막혀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건데 — 형식은 갖췄지만 실제로는 빠져나갈 곳이 없는 구조라는 게 노조의 주장 요지다. 어느 쪽이 설득력을 갖는지는 교섭 과정과 이후 사실 관계가 더 드러나야 판단이 가능하다. 정규직 고용과 프로젝트 단위 운영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혀나갈지, 이 사건이 그 논의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할 만하다.

 

 

참고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313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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