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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케네디 성우가 말하는 AI 성우 논쟁 — 인간의 연기는 대체 불가능하다

 

"AI가 왔다, 끌 수는 없다" — 그런데

 

 

게임 업계에서 AI 음성 합성 기술이 화두가 된 지 꽤 됐다. 비용을 줄이고 싶은 퍼블리셔, 자신의 목소리가 무단으로 학습될까 불안한 성우, 감정 없는 AI 더빙에 거부감을 느끼는 플레이어. 이 삼각 구도 한가운데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레온 S. 케네디 성우가 입을 열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여기에 있다. 끌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의 연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

 

> AI 음성 합성 (Text-to-Speech / Voice Cloning): 실제 성우의 목소리 데이터를 학습시켜, 성우 없이도 비슷한 음성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비용은 크게 줄지만, 감정 표현의 깊이와 즉흥성에서 인간과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많다.

 

비유하면 이렇다. AI가 피아노 건반을 정확하게 누를 수는 있다. 그런데 연주자가 그 건반을 누르면서 느끼는 감정, 호흡, 미세한 강약 조절까지 복제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악보를 재현하는 것과 음악을 하는 것은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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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규모의 게임에서 성우 비용은 별것 아니다"

 

 

이 성우가 현재 작업 중인 게임은 Arc Raiders다. 그가 던진 핵심 논점은 비용 문제다. AI 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서 가장 많이 꺼내는 카드가 "성우 녹음 세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건데, 그는 이걸 정면으로 반박했다.

 

 

1. 전체 개발비 대비 성우 비용은 미미하다

 

 

AAA 게임의 전체 개발 예산은 수천만에서 수억 달러에 이른다. 그 안에서 성우 녹음 세션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극히 일부다. Arc Raiders 같은 대규모 게임에서 성우 비용이 개발비를 압박하는 요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거다.

 

 

비유하면 100만 원짜리 코스 요리를 만들면서, 소금값 몇천 원을 아끼겠다고 소금을 빼는 것과 같다. 소금이 없으면 요리 전체의 맛이 달라진다.

 

 

2. 배우의 즉흥성은 복제할 수 없다

 

 

성우가 대본을 읽되, 디렉터와 호흡하면서 즉석에서 톤을 바꾸거나, 대사에 없는 감탄사를 넣거나, 캐릭터의 감정선을 몸으로 느끼면서 연기하는 과정은 AI가 재현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대본에 "고통스럽게 신음한다"라고 적혀 있을 때, 어떤 고통인지—육체적인 건지 정신적인 건지, 분노가 섞인 건지 체념이 담긴 건지—는 배우의 해석에 달려 있다.

 

> 모션 캡처와 퍼포먼스 캡처의 차이: 모션 캡처는 몸의 움직임만 기록하지만, 퍼포먼스 캡처는 표정·음성·감정까지 통합적으로 수집한다. AAA 게임에서는 후자가 표준이 되어가고 있어, 성우의 역할이 "목소리만 내는 사람"에서 "캐릭터를 구현하는 배우"로 확장되었다.

 

 

3. AI의 현실적 한계

 

 

현재 AI 음성 합성 기술은 단문 생성에서는 꽤 자연스러운 결과를 내지만, 장시간 대화, 감정의 변화, 캐릭터 간 케미스트리 같은 복합적 연기에서는 여전히 인간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게임은 영화와 달리 분기형 대사가 수천 줄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일관된 캐릭터 톤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난제다.

 

 

업계의 두 갈래 길

 

 

이 논쟁은 레온 성우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게임 업계 전체가 AI 활용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지 고민하고 있다.

 

 

> NPC (Non-Player Character): 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게임 속 인물이다. 마을 주민, 상점 주인 같은 조연급 캐릭터를 말하며, 보통 대사가 짧고 반복적이라 AI 적용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영역이다.

 

흥미로운 건, 양쪽 다 "AI가 아예 쓸모없다"거나 "성우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극단적 주장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결국 어디까지 AI를 쓰고 어디서 인간이 해야 하는가의 경계 설정 문제로 수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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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AI는 여기에 있고, 끌 수 없다." 이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끌 수 없다는 것과,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레온 케네디가 좀비 앞에서 보여주는 떨림, 분노, 자조적인 유머는 성우가 30년 가까이 캐릭터와 함께 호흡하며 쌓아올린 것이다. 그 깊이를 데이터셋으로 복제할 수 있을지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의 문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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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pcgamer.com/games/resident-evil/leon-kennedys-voice-actor-doesnt-believe-ai-can-replace-human-performances-and-paying-for-an-actors-voice-session-is-not-that-big-of-a-deal-for-games-as-big-as-arc-ra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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