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팀을 설치하고, 100GB짜리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하고, 로딩 화면을 기다린다. 현대 게임의 진입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는 브라우저 탭 하나만 열면 바로 플레이가 시작되는 세계가 조용히 커지고 있는 거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웹 게임 플랫폼 Poki가 MAU(월간 활성 사용자) 1억 명, 월간 게임플레이 10억 회를 기록하며, "설치형 게임만이 진짜 게임"이라는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래서 Poki가 뭔데
한 줄로 요약하면, 게임판 유튜브라고 보면 된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설치 없이 바로 보듯, Poki에서는 게임을 설치 없이 바로 한다. 600개 이상의 개발사가 참여하고, 1,500개 이상의 게임이 큐레이션되어 있다. 앱스토어에서 검색-다운로드-설치-실행의 4단계를 거치는 대신, 검색-클릭의 2단계로 끝나는 구조인 거다.
웹 게임(Web Game):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크롬, 사파리 등)에서 직접 실행되는 게임이다. HTML5, WebGL 등의 기술로 구동되며, 파일 크기가 작아 로딩이 빠르다. 플래시 게임의 후계자라고 보면 된다.
Poki의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 로미 할프베이그가 이런 말을 했다. "Poki의 진짜 핵심 가치는 쉬운 접근성이에요. 삼성 냉장고에서도 기술적으로 플레이 가능합니다." 과장처럼 들리지만, 브라우저만 있으면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작동한다는 뜻이니 사실상 과장이 아닌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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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 좀 보라고

흥미로운 건 한국 데이터인데, 월 90만 명이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데도 글로벌 점유율로 치면 겨우 1% 수준이라는 거다. 비유하면 전국구 맛집 앞에 긴 줄이 서 있는데, 그 줄의 1%만 한국인인 셈이다. 뒤집어 보면 한국 시장에서 성장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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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어떻게 버는 거냐면
Poki의 수익 모델은 의외로 단순하다. 핵심은 리워드 광고(Rewarded Ads)인데, 플레이어가 자발적으로 광고를 시청하면 게임 내 보상을 받는 구조다.
1. 리워드 광고
편의점에서 "영수증 설문 하면 음료수 한 병" 주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강제가 아니라 선택이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 거부감이 낮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실제로 끝까지 본 유저한테만 노출되니 효율이 높다.
2. 삽입형 광고
게임 사이사이에 7~15초짜리 짧은 광고가 나온다. 프리롤 광고(게임 시작 전 강제 광고)는 쓰지 않는다는 게 Poki의 원칙이다. 광고가 있어도 "게임 중간에 잠깐" 수준을 유지하려는 거다.
리워드 광고(Rewarded Ads): 유저가 광고 시청을 선택하면 게임 내 보상(추가 생명, 아이템, 코인 등)을 받는 광고 형태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검증된 모델로, 유저 이탈률이 낮고 광고 시청 완료율이 높다.
인앱 구매는 아직 도입 안 했는데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웹 게임 특성상 결제 시스템 구축이 앱스토어보다 복잡하기 때문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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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한테는 이런 플랫폼
Poki가 단순 게임 모음 사이트와 다른 점은, 개발자 지원 시스템이 체계적이라는 건데, 마치 게임을 올리기 전에 시식 코너를 먼저 운영해볼 수 있는 것과 같다.
반응이 좋으면 정식 입점하고, 아니면 개선해서 다시 도전하는 구조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장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으니 나쁜 거래가 아닌 거다.

게임 엔진은 Defold와의 파트너십이 가장 깊다. "Export to Poki" 기능으로 원클릭 패키징이 가능하고, Unity 웹 빌드도 지원하긴 하는데 파일 크기 최적화가 관건이다. Poki가 권장하는 이상적 파일 크기가 20MB 이하인 거다.
Defold: 킹(King, 캔디크러시 개발사)이 만든 무료 게임 엔진이다. 2D 게임과 웹 빌드에 특화되어 있으며, 빌드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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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게임이 진짜로 다시 오고 있나
한때 플래시 게임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웹 게임은, 플래시의 단종과 모바일 게임의 부상으로 한동안 주류에서 밀려났다. 근데 지금 다시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거든. Poki만의 이야기도 아닌 게, 카카오페이가 최근 앱 내에서 설치 없이 바로 플레이하는 미니게임 서비스를 출시했고, 설문 참여자 46,224명 중 약 70%가 "게임 설치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수요는 진짜로 있다는 거다.
인스턴트 게임(Instant Game): 다운로드나 설치 없이 링크 클릭만으로 바로 실행되는 게임 형태다. 페이스북 게임, 카카오게임 미니게임 등이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게임은 레벨 데빌(Level Devil) 같은 실력 기반 플랫포머인데, 짧은 플레이 시간, 빠른 리트라이, 중독성 있는 난이도가 웹 게임의 특성과 딱 맞아떨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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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Poki가 스팀이나 앱스토어를 대체할 일은 없다. 근데 "게임을 하려면 먼저 설치해야 한다"는 전제 자체를 뒤집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는 거다. MAU 1억 명이라는 숫자는, 가벼운 게임에 대한 수요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보여준다. 삼성 냉장고에서 게임을 하는 세상이 농담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는 건데, 그게 어쩌면 게임 시장의 다음 판을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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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313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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