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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이 전작과 완전히 다른 장르로 나온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컨트롤: 레조넌트(Control: Resonant)가 바로 그 실험을 하고 있다. 2019년 출시된 원작 컨트롤은 초자연 현상을 다루는 3인칭 슈터였다. 그런데 후속작 레조넌트는 총을 내려놓고 근접 전투 중심의 액션 게임으로 장르를 전환했다. 마치 스릴러 영화의 속편이 뮤지컬로 나오는 것만큼이나 파격적인 선택이다.

 

컨트롤 후속작 관련 이미지

 

 

컨트롤이 뭐였는가

 

원작 컨트롤은 미국 뉴욕의 비밀 정부기관 연방통제국(FBC)을 배경으로,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주인공 제시 페이든이 변이된 건물 내부를 탐험하며 총으로 적을 제압하는 3인칭 슈터였다. 비유하면, X파일의 분위기에 맥스 페인의 전투를 결합한 게임이다. 레메디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와 SCP 재단을 연상시키는 세계관이 호평을 받았고, 메타크리틱 82점을 기록했다.

 

> [!note] > 3인칭 슈터(TPS): 카메라가 캐릭터 뒤에서 따라가며, 주로 총기를 사용해 전투하는 게임 장르다. 언차티드, 기어스 오브 워, 더 디비전 등이 대표적이다.

 


 

왜 장르를 바꾸었나

 

레메디는 레조넌트에서 주인공이 서비스 웨폰(변형 총기) 대신 초자연적 근접 무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원작에서 원거리 사격과 염동력을 조합하던 전투가, 후속작에서는 근접 타격과 초능력의 조합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이다. 비유하면, 궁수 캐릭터가 다음 시즌에 검사로 전직한 것과 같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원작의 전투가 후반부로 갈수록 단조로워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을 쏘면서 염동력으로 물건을 던지는 조합이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30시간을 넘기면 패턴이 반복된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레메디는 이 문제를 "같은 장르에서 개선"이 아니라 "장르 자체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 [!note] > 근접 액션(Melee Action): 검, 창, 주먹 등 근거리 무기를 사용해 전투하는 장르다. 갓 오브 워, 데빌 메이 크라이, 다크 소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역사 속 장르 전환 사례들

 

컨트롤: 레조넌트가 전례 없는 시도는 아니다. 게임 역사에서 속편이 장르를 완전히 바꾼 사례는 생각보다 존재한다.

 

| 시리즈 | 원래 장르 | 바뀐 장르 | 결과 | |------|------|------|------| | 야쿠자 → 용과 같이 | 실시간 액션 | 턴제 RPG | 대성공, 시리즈 방향 전환 | | 폴리스 퀘스트 → SWAT |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 | FPS/전술 | 별개 프랜차이즈로 성장 | | 듀크 누켐 | 2D 플랫포머 | 3D FPS | 역사적 성공 | | 신디케이트 | 전술 전략 | FPS | 혹평, 상업적 실패 | | GTA | 탑다운 액션 | 3D 오픈월드 | 역사적 대성공 |

 

흥미로운 점은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게 갈린다는 것이다. 야쿠자 시리즈의 턴제 전환이나 GTA의 3D 전환처럼 새 장르가 원작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이면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 야쿠자의 경우 실시간 액션에서 턴제 RPG로 바뀌었지만, 가부키초 거리의 분위기와 캐릭터의 매력이라는 핵심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팬들이 받아들였다. 반면 신디케이트의 FPS 전환처럼 원작의 정체성을 지우는 방향이면 실패한다. 전술 전략의 긴장감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평범한 FPS를 내놓은 결과, 기존 팬과 새 유저 양쪽 모두를 놓쳤다.

 

비유하면, 유명 한식당이 양식으로 업종 전환할 때, 한식의 감칠맛을 양식에 녹이면 성공하지만 한식을 완전히 버리면 기존 단골도 잃고 새 손님도 못 잡는 것과 같다. 이 패턴은 게임뿐 아니라 영화나 TV 시리즈의 장르 전환에서도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법칙이다.

 

> [!note] > 턴제 RPG(Turn-based RPG): 전투 시 플레이어와 적이 번갈아 행동하는 방식의 롤플레잉 게임이다. 파이널 판타지(구작), 페르소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레조넌트의 성공 조건

 

컨트롤: 레조넌트가 야쿠자형 성공이 될지, 신디케이트형 실패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성공한 장르 전환 사례들에서 공통된 패턴이 보인다.

 

| 성공 조건 | 레조넌트 적용 | |------|------| | 원작의 핵심 정체성 유지 | 초자연 세계관·FBC 배경은 유지 | | 새 장르에서의 차별점 확보 | 초능력 + 근접 전투 조합 | | 기존 팬 납득 가능한 서사적 이유 | 서비스 웨폰 대신 새 무기 설정 | | 새 장르의 품질이 평균 이상 | 미공개 |

 

원작 컨트롤의 핵심은 "총 쏘는 재미"보다 "연방통제국이라는 기묘한 공간을 탐험하는 경험"이었다. 이 정체성이 유지된다면 장르 전환이 오히려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접 전투의 타격감과 깊이가 부족하면, "총도 못 쏘고 때리기도 어중간한 게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note] > 레메디 엔터테인먼트(Remedy Entertainment): 핀란드의 게임 개발사로, 맥스 페인, 앨런 웨이크, 퀀텀 브레이크, 컨트롤 등 스토리텔링과 분위기 연출에 강점을 가진 스튜디오다.

 


 

마무리

 

속편이 장르를 바꾸는 것은 높은 위험과 높은 보상이 공존하는 선택이다. 레메디의 컨트롤: 레조넌트는 슈터에서 근접 액션으로의 전환이라는 대담한 도박을 하고 있다. 게임 역사를 보면 이런 전환이 시리즈를 완전히 새롭게 부활시키기도 하고, 정체성을 잃고 침몰하게 만들기도 했다. 원작의 초자연적 세계관이라는 강력한 기반 위에서 새 장르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참고: - https://www.pcgamer.com/gaming-industry/how-often-do-we-see-game-sequels-totally-shift-gen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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