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엔딩은 실수였다." 위쳐 시리즈의 첫 작품을 만든 스토리 리드 아르투르 간쉰예츠(Artur Ganszyniec)가 위쳐 1의 결말에 대해 이렇게 고백했다. 단순히 "아쉬움이 남는다" 수준이 아니다. 그는 위쳐 1의 마지막 반전이 후속작인 위쳐 2의 스토리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마치 소설가가 1권의 마지막 문장을 잘못 써서 2권 전체의 줄거리를 뒤집어야 했다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무슨 반전이었나
[!note] 위쳐(The Witcher): 폴란드 작가 안드레이 사프코프스키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 시리즈다. CD Projekt RED가 개발했으며,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전 세계 5,000만 장 이상 판매된 역대급 RPG다.
위쳐 1의 엔딩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포함되어 있다. 게임 전체가 게롤트(주인공)의 개인적 이야기에 집중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정치적 음모와 왕 암살이라는 거대한 서사가 등장한다. 간쉰예츠에 따르면, 이 엔딩 컷신은 스토리팀의 충분한 합의 없이 만들어졌다. 비유하면, 요리사가 메인 코스를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디저트를 다른 사람이 갑자기 바꿔버린 것과 같다.
그 결정이 위쳐 2에 미친 영향
1. 게롤트의 이야기가 아닌 '위쳐들이 왕을 죽이는 이야기'가 되었다
간쉰예츠의 핵심 비판은 이것이다. 위쳐 1이 게롤트라는 캐릭터의 정체성 탐색에 집중했다면, 위쳐 2는 "위쳐들이 왠지 모르게 왕을 죽이는 이야기"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위쳐 1의 마지막 반전이 왕 암살이라는 정치 서사를 열어버렸기 때문에, 위쳐 2(어새신 오브 킹즈)는 그 서사를 이어받을 수밖에 없었다.
비유하면, 1권에서 탐정이 개인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소설이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 "사실 이 모든 사건 뒤에는 국가 전복 음모가 있었다"라는 반전을 넣어버린 것이다. 2권은 미스터리가 아니라 정치 스릴러가 되어야 한다.
2. 스토리팀의 합의 없이 방향이 정해졌다
더 큰 문제는 이 결정이 내러티브 팀 전체의 합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간쉰예츠는 엔딩 컷신이 "스토리팀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만들어졌다"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 문제 | 결과 |
|---|---|
| 엔딩이 스토리팀 합의 없이 결정 | 후속작 서사 방향이 의도와 달라짐 |
| 게롤트 중심 → 정치 음모로 전환 | 위쳐 2의 주제가 원래 구상과 괴리 |
| 1편의 개인적 톤이 2편에서 사라짐 | 시리즈의 정체성 혼란 |
[!note] 내러티브 디렉터/스토리 리드: 게임의 전체 서사 방향, 캐릭터 아크, 대사를 총괄하는 직책이다. 영화의 각본가와 비슷하지만, 게임의 분기와 플레이어 선택지까지 설계해야 하므로 더 복잡한 역할이다.
게임 개발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
간쉰예츠의 고백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게임 내러티브 설계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
결말은 시작보다 중요하다
게임의 엔딩은 그 작품의 인상을 결정짓는 동시에, 시리즈의 경우 다음 작품의 출발점이 된다. 비유하면, 릴레이 경기에서 바통을 넘기는 순간이다. 바통을 엉뚱한 방향으로 던지면, 다음 주자는 원래 코스에서 벗어난 채 달려야 한다.
핵심 서사 결정에는 팀 합의가 필수다
대작 게임은 수백 명이 수년간 만든다. 한 사람의 결정이 후속작 전체의 방향을 바꿔버릴 수 있다면, 그 결정은 반드시 팀 차원의 합의를 거쳐야 한다. 간쉰예츠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비유하면, 건축 설계에서 1층 구조를 바꾸면 2층 이상의 전체 설계가 영향을 받는 것과 같다. 기초를 바꾸는 결정일수록 더 많은 사람의 검토가 필요하다.
시리즈 서사는 '바통 넘기기'다
단일 작품과 달리, 시리즈 게임의 스토리는 다음 작품에 이어져야 한다. 위쳐 1의 사례는 엔딩이 단순히 "이 게임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게임에 어떤 출발점을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게임 업계에서 시리즈물과 유니버스 확장이 대세인 만큼, 이 교훈의 무게는 더 커지고 있다.
[!note]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가 겪는 내면적 변화의 궤적이다. 게롤트의 경우 "괴물 사냥꾼이 인간 세상의 정치에 말려드는 과정"이 핵심 아크다.
위쳐 3은 어떻게 되돌렸나
흥미로운 점은 위쳐 3: 와일드 헌트가 이 문제를 상당 부분 교정했다는 것이다. 위쳐 2의 왕 암살 정치극을 배경으로 깔면서도, 게임의 핵심은 게롤트와 시리의 관계라는 개인적 서사로 돌아왔다.
| 작품 | 서사 초점 | 톤 |
|---|---|---|
| 위쳐 1 | 게롤트의 정체성 | 개인적, 미스터리 |
| 위쳐 2 | 왕 암살과 정치 음모 | 정치 스릴러 |
| 위쳐 3 | 게롤트와 시리 | 개인적 서사로 복귀 |
위쳐 3가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게롤트라는 캐릭터에 대한 플레이어의 감정이입이 핵심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쳐 2가 정치극에 초점을 맞추면서 희석되었던 "괴물 사냥꾼 게롤트의 개인적 여정"이라는 원래의 매력을 위쳐 3이 되살린 셈이다. 시리와의 부녀 관계를 중심축으로 놓음으로써, 거대한 전쟁이 배경이 되어도 이야기의 무게중심은 게롤트 개인에게 남아 있었다. 비유하면, 2권에서 잠시 다른 길로 빠졌던 소설이 3권에서 원래의 매력을 되찾은 것과 같다.
[!note] CD Projekt RED: 폴란드의 게임 개발사로,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펑크 2077을 개발했다. GOG.com이라는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마무리
아르투르 간쉰예츠의 "그 엔딩은 실수였다"라는 고백은, 게임 서사 설계에서 하나의 결정이 시리즈 전체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을 드러내는 사례다. 위쳐 1의 마지막 반전은 그 자체로는 극적이었을지 모르지만, 후속작의 서사적 자유도를 크게 제한했다. 위쳐 3이 그 제약을 극복하고 시리즈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은, 결국 캐릭터 중심의 서사가 게임에서 얼마나 강력한지를 역으로 증명한다. 현재 CD Projekt RED가 개발 중인 위쳐 4(프로젝트 폴라리스)에서 이 교훈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할 만하다.
참고:
- https://www.pcgamer.com/games/the-witcher/original-witcher-story-lead-says-the-surprise-twist-at-the-end-was-a-mistake-because-instead-of-focusing-on-geralt-the-sequel-was-forced-into-a-story-about-witchers-who-are-killing-kings-for-some-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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