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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버드, 스카이림, 드래곤 퀘스트 옆에 롤이 서 있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있는 스트롱 국립 놀이 박물관(The Strong National Museum of Play)이 2026년 세계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 후보 12작을 발표했다. 그 명단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올라 있다. 같이 올라온 이름들을 보면 무게감이 느껴진다 — 앵그리 버드, 드래곤 퀘스트,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 FIFA 인터내셔널 사커, 프로거, 갈라가, 메가맨, 파라파 더 래퍼, 룬스케이프, 사일런트 힐, 도키메키 메모리얼. 비유하면 게임판의 록큰롤 명예의 전당에 K-팝 아이돌이 후보로 올라간 셈인데, 그 아이돌이 전 세계 동접 수백만을 찍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거다.
**세계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 (World Video Game Hall of Fame)**: 2015년부터 스트롱 국립 놀이 박물관이 매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게임 산업과 대중문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 게임"을 기준으로 선정하며, `테트리스`, `둠`, `마인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 이미 헌액됐다. 게임 업계의 아카데미 명예상 같은 위치라고 보면 된다.
왜 롤이고, 왜 지금인가
1. 출시 17년 차에도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09년에 출시됐다. 무료 온라인 대전 게임이라는, 당시로서는 낯선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해서 글로벌 e스포츠의 대명사가 된 케이스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월간 활성 유저가 수천만 명 단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단순히 "인기 있는 게임"이 아니라 "문화 인프라"에 가깝다는 뜻이다. 비유하면 동네 오락실에서 시작한 게 국립경기장이 된 격이다.
2. e스포츠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 공로
2025년 롤드컵(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670만 명을 기록했다. 이건 웬만한 지상파 스포츠 중계에 맞먹는 수치다. 롤이 없었다면 e스포츠가 지금처럼 프로 스포츠 리그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을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수 연봉, 방송 중계권, 팀 스폰서십 등 프로 스포츠의 수익 구조를 e스포츠에 이식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이 명예의 전당 후보 선정 근거 중 하나로 보인다.
**e스포츠 (esports)**: 전자 스포츠의 약자로, 프로 게이머들이 대회에서 경쟁하는 형태의 경기를 말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오버워치 등이 대표 종목이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3. 게임을 넘어 IP 제국을 만들었다
롤의 영향력은 게임 안에만 있지 않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아케인(Arcane)은 시즌 1이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찍었고, K-팝 그룹 K/DA는 실제 음원 차트에 올랐다. 캐릭터(챔피언) IP로 카드게임(레전드 오브 룬테라), 싱글플레이어 RPG, 격투게임까지 확장한 건 게임 하나가 미디어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교과서적 사례다.
후보 12작, 경쟁이 만만치 않다
롤이 헌액될지는 아직 모른다. 같이 올라온 후보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드래곤 퀘스트는 일본 RPG의 원조이고, 스카이림은 오픈월드 RPG의 기준을 세운 작품이다. 앵그리 버드는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사일런트 힐은 공포 게임의 교과서다. 비유하면 노벨 문학상 후보에 무라카미 하루키, 스티븐 킹, 이석유가 같이 올라온 상황과 비슷하다 —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라인업이다.
**MOBA (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두 팀이 맵 위에서 캐릭터를 조종해 상대 진영을 파괴하는 장르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2`가 양대 산맥이며, `워크래프트3`의 유저 제작 맵 `디펜스 오브 디 에인션트(DotA)`에서 파생됐다.
투표는 어떻게 진행되나
공개 투표(Player's Choice 투표)가 3월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최종 헌액작은 5월 7일 박물관 내 ESL 디지털 월드 전시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다만 공개 투표는 최종 결과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심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트롱 국립 놀이 박물관**: 1968년에 설립된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박물관으로, 놀이의 역사를 전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장난감, 보드게임, 비디오 게임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은 이 박물관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마무리
리그 오브 레전드가 명예의 전당에 최종 헌액될지는 5월에 가봐야 안다. 하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공식 인정이다. 2009년에 무료 게임이라고 무시받던 타이틀이, 17년 후에 테트리스와 둠이 올라간 같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 롤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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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game.donga.com/121782/ - https://nerdvana.co/gaming/2026-world-video-game-hall-of-fame-finalists/20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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